과외가 불리한 대입? 일단 이거 언제적 글인지부터 맞춰보시죠ㅋ




"우리의 고등학교는 오로지 대학 진학만을 유일한 목표로 내걸고 있다.

 학생들은 혹시 걸려들지도 모르는 행운을 위해 보충수업, 자율학습, 특강, 과외 등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머리가 깨지는 싸움을 벌이지만, 결국 그것은 소모전일 뿐이다.

 
 당사자들이야 어찌 그런 비인간적인 싸움의 제물이 되고 싶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대학을 거쳐 사회에 나가 남들보다 더 많은 급료와 위광을 받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여기는 기성세대의 논리에 무기력하게 순종한다.


 기성세대의 가식된 논리에 따라,
예비 대학생들은 대학을 그 소속원들에게 사회적 특권을 안겨주는 은혜로운 장소쯤으로 이해하게 된다.

 즉 대학만 들어가면 이 세계는 내 것이 된다는 식의 허황된 기대 심리에 흠뻑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온갖 유혹들을 견디어 내게 하는 힘은 바로 그와 같은 기대 심리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일단 대학에 들어간 다음에는 어떨까? 지금껏 극히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비쳐졌던 이 세계가 아주 다양한 모습과 느낌으로 각 개인들에게 와 닿을 거라는 점이다.

 
그런데 그 인식의 단계에서 그들은 각기 다양한 집단으로 분화해 간다.

 
즉 그들 중 일부는 '가진 것이 없음'으로 해서 비롯되는 억압의 실체를 목격하고 운동권으로 뛰어들 테고, 고전적 의미의 진리를 발견한 자들은 도서관에 파묻혀 헤겔과 마르크스, 혹은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길을 걸을 것이다.

 
물론 이도 저도 아니고,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온갖 금기로부터의 해방에만 진한 맛을 느낀 나머지 술집과 당구장, 그리고 여관방을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얼빠진 친구들도 있으리라.

 
그러나 양적으로 가장 큰 비율을 점하는 것은 빛 바랜 특권이나마 어떻게든 현실화시키려고 애쓰는 부류다. 그들은 이제껏 특권이라고 믿어 왔던 것들의 허상을 깨닫고는, 대학 입시보다도 더 치열한 산업사회에서의 경쟁에 대비하기 시작한다.

 
저마다 조금쯤은 고상한 생각들을 품고 선택했을 전공 과목들이 취업이란 이름의 심판대에 오른다. 그리하여 입사 시험에 그다지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 전공 과목은 명목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질적으로는 토플과 vocabulary,  그리고 일반 상식이 그들이 공부하는 내용의 전부가 되는 웃기는 대학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전공과목에 흥미가 없으니 교수와 상의할 일도 없다.

 가끔 가다가 교수의 연구실을 찾기도 하지만, 그것은 뭘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얼굴이나 좀 익혀두었다가 장학금이나 타내고, 또 보다 벌이가 괜찮은 직장에 추천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

 

 


답은 : - '오늘의 대학이 선 자리', 1980년대 작.-

무려 20년전 대학의 모습..하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현 대통령이 '면접'만으로 가는 대학, 과외받으면 불리한 대입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주장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대통령은 과거로부터 배워야 한다. 실제로 무엇이 문제인지.

그동안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무엇이 변했는가. 이제는 '교육'의 문제점이 아니라 그 '해결책'의 문제점을 파악해야 할 때다.

 우리 교육의 부조리를 해결하려고 얼마나 자주 제도가 바뀌어 왔는가. 일일이 다 기억도 못하겠다. 하지만 그 수많은 노력이 왜 다 실패했을까?   문제의 본질은 대입의 점수산출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아닌, 우리가 대학 졸업 후에 만나는 이 사회 자체의 문제다.

 기형화된 취업문화, 기업문화가 대학을, 고교를 기형화했다. 이제는 ''명문대학 잘보내는 명문고'에 잘가는 중학교'에 들어가려는 경쟁까지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학원과 과외를 단속하고 제도를 바꾸면 기적처럼 교육문제가 해결될까? 절대 아니올시다. 지난 20년을 보시죠. 결국 이건 하나의 '쇼'가 될 뿐입죠. 더 나쁜 결과만 산출하는 정치쇼.

 대입제도의 변화는 학부모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사교육 수요를 또한번 급증시킬 겁니다. 무분별한 단속과 제제는 사교육의 공급을 줄일 것이고, 결국은 사교육의 가격만 치솟게 될 겁니다. 한번 올라간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속성을 지닙니다. 결국 다음 정부가 다시 제도 원상복귀 하면, 사교육 시장은 한단계 진화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겠죠. 더 크고 더 강해진 모습으로...

사실 이런 패턴은 오래 전부터 반복되어 왔습니다. '영어 몰입 교육', 이거 기억하시나요? 그건 공교육을 더 내팽개치고 사교육에 매달리게 만들었죠. 영어 사교육의 파이만 키워주고 말았습니다만... 또 한번의 쇼가 시작되나 봅니다.


결국 이 쇼의 희생자는 학생, 학부모이며.
이 쇼의 최대 수혜자는, 정치가와 사교육계, 가 되겠죠.

by 이상 | 2009/07/25 17:23 | 경제학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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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5 17:40
"면접만으로 대학가는 세상"이 된다면 새롭게 "면접 잘보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학원"이 득세하겠죠. 실제로 대학 입시 면접 대비 학원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교육만이 고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 방법을 돈으로 메꿀 수 있는 방법들이 늘어나면서 빈부의 영속화가 이뤄지고 있다는거죠.
Commented by 운향목 at 2009/07/25 17:52
어쩜 20년전이랑 지금이랑 토시하나 안틀리고 똑같습니까..OTL
교육까는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까도까도 끝이 없어서 요즘은 잡소리만 하고 있다죠

에휴
Commented by 아롱쿠스 at 2009/07/25 18:46
대학은 별 소용이 없죠.

요즘은 '대학생 과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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